태그 : 징계철회

오늘(일제고사 보는 날), 일제고사 반대 1인 시위를 신연중학교 앞에서 했습니다.

오늘 아침 민주노동당 서대문구위원회 활동의 일환으로, 서대문 도서관 옆에 있는 신연중학교 앞에서 일제 고사와 교사 징계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했습니다. 8시가 조금 못 되어 시작했는데, 이내 생활지도 담당이란 분이 오셔서 자기네 학교는 그런 문제 없으니까 다른데 가서 하라고 윽박지르시더군요-_-;

그래서 저는 여기도 일제고사를 보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징계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왜 아이들을 민노당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냐는 억지 소리-_-;;를 하길래, 이건 정치가 아니라 내 동생과 후배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아이들과 학부모도 다 자기 나름의 생각이 있는데 왜 민노당의 생각을 강요하냐는 황당한 논리를 펴길래, 저야말로 학생들과 학부모가 자유롭게 일제고사를 보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생각을 정말로 존중한다면 이런 팻말을 자꾸 치우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습니다.

거들러 나온듯한 한 분은 저를 밀치기까지 해서, 빙판 언덕길에서 사람을 밀면 어떡하냐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한테 한 10분동안 윽박지르다가 돌아갔고 그 뒤부터는 별탈없이 1인시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MB교육정책의 지지율(17%)은 이명박 지지율보다도 낮고(출처), 사회적으로 일제고사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상황인만큼 저들은 평범한 1인 시위에도 발작증세를 보이는 듯 합니다.

현직교사가 학부모에게 쓴 편지 형태의 기사, "12월 23일, '미친 교육'에 신발을 던지자!"를 읽고 간 것이 이런 탄압(?)을 견디는 자신감을 주었던 듯 합니다. 아래 내용을 보면 도저히 물러설 수가 없더라구요.

"일제고사는 아이들이 골백 번 치르는 시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모든 시험이 같은 시험이 아니다. 일곱 분 선생님들의 상식적이고 지혜로운 행동이 성추행보다 훨씬 무거운 '죄'로 받아들여질 만큼 일제고사는 특별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
... 이 시험은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치르고, 그냥 치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2010년부터 인터넷에 공시하게 되고, 2011년부터는 개별 학교의 전년도 대비 향상 정도까지 공시하게 된다. 결국 모든 학교들은 이 시험 결과로 인해 일렬로 줄을 서게 된다.
... 이제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평균을 갉아먹는' 아이를 일부러 결석시킨다는 영국 학교들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재현될지도 모른다."

등교하는 학생들 중 일부는 제 앞을 지나가며 "화이팅!"을 읊조리거나(5 m 뒤에 생활지도담당이 있었으므로 큰 소리는 못 내고) "전 일제고사 모두 3번으로 찍을꺼예요"라고 응원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더 많은 학생들은 친구들끼리, "일제고사 짜증나", "곧 방학인데..", "난 전부 5번으로 찍을꺼야"라며 지나갔습니다. 촛불집회 때 봤던 친구들이 바로 여기 있는 친구들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중학생들이 가던 길 멈추고 눈을 가늘게 뜨고 팻말문구를 읽는 모습은, 분명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제가 받은 더 큰 느낌은 서글픔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중학생들을 어리게만 보는 것일까요? 저 어린 얼굴들이 팻말을 보며 골몰히 생각하는 모습, 그러다 결국 자기네끼리 짜증내면서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에 너무 슬퍼져서 울 뻔했습니다.

여기서 눈물을 보이면 몇 m 뒤에 서 있는 생활지도담당이 저 때문에 우는 줄 알고 좋아할 것 같아서, 연거푸 입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또 내쉬며 꾹 참았습니다. 탄압 받을 때에는 악에 받쳐서, 그리고 결국엔 이겼다는 생각에 오히려 의기양양했었는데, 밀려오는 학생들 중 팻말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일부의 모습에 더 서글퍼졌습니다.

그렇게 한 삼십분을 더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한편, 생면부지의 저한테도 그렇게 윽박지르던데 하물며 학교 안에서 활동하시는 전교조 교사분들은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묵묵히 전교조 활동을 하시는 모든 교사분들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제교사 폐지하고, 해직당한 교사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날까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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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killer6 | 2008/12/23 10:33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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