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하마스 지도자 인터뷰

하마스, "가자 침공은 평화 노력에 찬물 끼얹는 행위"


하마스는 가자 전쟁 때문에 이스라엘과 협상할 일체의 여지가 사라졌으며, 아랍인들에게 가자 지구 공격이 중단되도록 (이스라엘 제1의 도시인) 텔 아비브에 압력을 가해야한다고 했다.

토요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망명 중인 하마스 지도자 Khaled Meshaal은, 8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사망케한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실패했으며,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Meshaal은 "(이스라엘) 당신들은 정착과 협상을 위한 마지막 기회의 숨통을 끊어버렸다"고 말문을 연 뒤,

"어떻게 보더라도, 적들은 군사적으로 완전히 실패했으며 아무 것도 얻어낸 것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 공격을 개시하면서 밝힌 목표를 들면서 "(그래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중단시켰는가?"


'새 인티파다'


Meshaal은 아랍인들에게 자국 정부와 국제 커뮤니티에게 시위를 통해 압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우리는 가장 혹독한 저항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과 아랍 거리에서 새로운 인티파다(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말하며 아랍인들이 계속해서 시위를 벌일 것을 요구했다.

Meshaal은 이스라엘이 자국군의 오발과 실수로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들의 실패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전쟁을 통해서 당신들이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인가? 아이들과 죄없는 사람들을 죽인 것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라고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물었다.

"도덕적이고 인도적인 사람들은 당신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었다. 모든 가정에서 저항을 불러내고 있다."


'진정한 홀로코스트'

그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피가 다음달 이스라엘 선거를 위해 흘러넘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공습을 '홀로코스트'라고 비난했다.

"적들은 가자의 흙 위에 홀로코스트를 만들어내는 실패를 범하였다"

그는 2월 10일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의 피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밖에 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Meshaal의 이런 발언은, 하마스 대표단이 이집트에 파견되어 있는 중에 나온 것이다. 이집트에는 (하마스와 갈등 관계에 있는 파타의) 팔레스타인 대통령 압바스도 함께 가 있으며,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과 국제 감시군 도입을 놓고 논의 중이다.

Meshaal은 가자 지구에 들어오는 국제 감시군은 "점령군"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고, 가자 지구에서 철수하고, 가자 봉쇄를 풀기 전까진 어떤 협상도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집트의 가자 지구 국경인) 라파에 감시 시스템을 도입할 때 하마스를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현재는 이집트와 유럽인들만이 포함되어 있다.

라파 국경지대를 감시하기 위한 협약은 2005년에 맺어진바 있으나 하마스는 배제되었고, 이집트는 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출처: 알자지라 영문판 http://english.aljazeera.net//news/middleeast/2009/01/2009110213118818.html

관련기사:

by dakiller6 | 2009/01/11 18:12 | 트랙백 | 덧글(0)

제국주의 잔인함 앞에, 760명은 얼마나 작은 숫자인가

내일이 시험이라 인터넷을 거의 못했는데 오늘 한 동지한테 팔레스타인에서 벌써 사망자가 760명이 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아군의 미사일에 죽었다는 이스라엘 군인 7명은 제외한 숫자)

760명.

"2006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패배했다"라고 말할 때, 승리했다는 그 레바논에서는 1200명이 죽었다고 한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있다"라고 얘기할 때, 이라크 민간인이 아니라 미군 병사 사망자가 4000명을 넘었다(2008년 기준). 4000명의 미군이 죽는 동안 사망한 이라크인들은 몇 백 배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정말이지 제국주의의 잔악무도함은 760명이라는 숫자가 작다고 느껴지도록 만든다. 일체의 저항이 무기력하다고 느낄만하다.

그러나 이런 무기력감에 젖어서는 오늘 하마스가 휴전안을 "팔레스타인인들의 이해나 요구가 고려되지 않았다"며 거부한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오늘날 팔레스타인인들이 하마스를 지지하게 된 데에는, 이른바 '평화협정'에 매달리며 이스라엘의 만행을 방조하는 것은 물론 자국민의 저항을 억압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지를 받는 정당인 파타에게 실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평화협정'이라는 것이 말만 그럴듯 하지, 실제로는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국제정상들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47년의 유엔 분할안이 사실상 시온주의자들의 강탈 계획이 된 것과 꼭 마찬가지로 (파타의) 1990년대의 평화 협상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병합하기 위한 근거가 된 것이다. (《이스라엘, 제국주의, 팔레스타인 항쟁》,p22)

팔레스타인인들은 평화를 원하지만 '평화 협상'은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지 하마스만이 아니라, 저항을 "선택"한 팔레스타인 민중들로부터 저항의 구심점을 빼앗기 위한 것이다. 애초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을 도발한 이유가 바로 중동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제국주의를 구하기 위해 팔레스타인들의 저항을 본보기로 분쇄하려는 것임을 감안하면, 이집트 등이 제시하는 '휴전안'이야말로 이스라엘이 전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돕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비타협적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을 꺽지 못하고 이스라엘이 물러나게 된다면, 마치 2006년 레바논에서 그랬듯이,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패배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휴전안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없애지도 못한다. 1987년에 시작된 인티파다가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나 성장한 '점령 세대'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은 이를 보여준다.

'점령 세대'는 이스라엘의 지배를 받으면서 자라났다. 1987년이 되자 그들이 가자 주민의 다수를 차지했다. 그 지역에서 25~34세 청년들의 수가 10년 사이에 두 배로 늘었고, 14세 이하 청소년이 모든 지역 주민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들 젊은층의 다수는 그들의 부모를 물러서게 만들었던 이스라엘 당국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시온주의 치하의 억압적인 생활에 단련되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샤비브─'녀석들' 또는 '젊은이들'─는 이스라엘 군대 앞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어떤 중년 여성의 말마따나, "우리 세대는 실패했다. 그런데 바로 자식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싸우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인티파다-시온주의, 미국과 팔레스타인 저항』, p23)

이처럼 휴전 이후에도, 팔레스타인은 사람이 살만한 지역으로 남지 않을 것이고(파타의 서안지구는 과연 사람이 살만한 곳인가?), 팔레스타인에서는 자생적인 저항이 새로운 세대와 함께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다.

2000년 10월 29일, 2차 인티파타 중 탱크를 향해 돌을 던지는 13세의 소년.

열흘 후 소년은 다른 곳에서 돌을 던지다 이스라엘 군인이 쏜 총에

목을 맞아 숨진다. (출처: 위키피디아)


설령 민중의 지지를 받는 하마스가 회복불가능한 정도까지 타격을 받게 되거나 제국주의 압력에 굴복하게 된다 하더라도, 팔레스타인에는 더 급진적인 저항세력이 등장할 것이다. 마치 처음엔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이었던 파타가 제국주의에 순응하기 시작하자, 팔레스타인 민중들이 새로이 하마스를 선택했듯이 말이다. 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독해서가 아니라, 이스라엘이 끊임없는 전쟁을 통해 인근 아랍 국가에게는 위협을 가하고, 서방의 제국주의 모국(母國)에게는 자신의 '효용'을 입증해보이려 하기 때문이다. 평화를 원하지 않는 것은 하마스가 아니라 바로 이스라엘이다.

"휴전을 지지하지만 '정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팔레스타인 블로거의 글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고, 오늘 하마스가 휴전을 거부한 것을 중동의 평화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지지해야 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비록 그 블로거가 지지하는 2국가 방안이나(반론), 유엔 평화유지군 주둔을 주장하는 것(반론)에 나는 이견이 있지만 말이다)

760명. 분명 작은 숫자가 아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 사망자의 4배에 이르고, 삼풍백화점 붕괴로 죽은 사람(501명)보다도 훨씬 더 큰 숫자이다. 가장 말도 안되었던 사고들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말이 안되는 이유로 죽은 것이다. 장차 이 숫자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 더 심각하다.

지금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연대이다. 동정적인 시선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팔레스타인이 단순히 비참하다고만 말하기엔 그곳에서 저항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지 아름답다고만 하기엔 현실이 너무나 잔인하다. 바로 그 때문에 전세계적인 반시온주의, 반제국주의 운동의 성장이 시급한 것이다.


집회공지
  • 1월 10일(토) 3시 보신각, 1월 10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중단 촉구 긴급행동 ─ 학살을 중단하라
  • 1월 13일(화) 7시, 이스라엘 대사관 앞 2번째 촛불집회 (청계광장 베니건스 건물 앞)


** 애초에 썼던 제목이 760명이라는 숫자를 작다고만 강조하는 듯해서 지금의 제목으로 바꾸었습니다. 트랙백을 보낸 오마이뉴스에서는 제목을 수정할 수가 없군요. 제목이 바뀌었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by dakiller6 | 2009/01/10 01:33 | 트랙백 | 덧글(0)

전투기를 동원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미사일 폭격!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휴전이 끝나면서 크리스마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격이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 27일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중폭격을 실시해 적어도 227명의 팔레스타인들을 죽였다. (글을 쓰는 도중인 28일에 2차 폭격이 진행되어 사망자가 271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 수치는 1967년 중동전쟁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27일은 유태인들에게는 안식일이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휴일이 아닌 첫 근무일이라 사상자를 더욱 키웠다.



이스라엘이 라파에 미사일 폭격을 가한 뒤 그 잔해에서 한 팔레스타인인이

부축을 받으며 빠져나오고 있다. (AP통신)


팔레스타인인들의 다음과 같은 증언들은 당시 이스라엘의 폭격이 전혀 예고되지 않은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가자 지구에 사는 사드 마스리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기 몇 분전에 9살난 아들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켰는데 행방을 찾을 수 없다며 좌절했고, 모하메드 다와즈는 세 자녀를 학교에 바래다 주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폭격으로 인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겨우 빠져나와선 마을이 폭격에 뒤덮인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유엔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즉각 휴전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하마스와 휴전하라는 것은 당신들에게 알 카에다와 화해하라는 것과 같다”며 거부했다. 매우 노골적인 이 표현은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과 이스라엘의 중동 학살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소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 선거로 선출된 정부인 하마스를 대등하게 비교하는 것도 완전한 왜곡이다. (이상 출처: 인디펜던트 12월 28일자)


이스라엘이 지금 이 시기에 이러한 대규모 공습을 벌이는 정치적 저의가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것인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마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눈치만 보는 파타를 꺾고 2007년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다. 이스라엘은 연초(1월)에도 팔레스타인인들을 굴복시키기 위해 물자를 차단하고 국경을 봉쇄했으나 팔레스타인인들은 국경장벽을 무너뜨려 저항을 과시한 바 있다. (하단 읽을거리 참조)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앞으로 전투는 확대될 것이고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고 하마스 또한 제3차 인티파타를 호소하고 있어 둘 사이의 전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더 읽을꺼리

by dakiller6 | 2008/12/28 21:10 | 트랙백(1) | 덧글(4)

오늘(일제고사 보는 날), 일제고사 반대 1인 시위를 신연중학교 앞에서 했습니다.

오늘 아침 민주노동당 서대문구위원회 활동의 일환으로, 서대문 도서관 옆에 있는 신연중학교 앞에서 일제 고사와 교사 징계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했습니다. 8시가 조금 못 되어 시작했는데, 이내 생활지도 담당이란 분이 오셔서 자기네 학교는 그런 문제 없으니까 다른데 가서 하라고 윽박지르시더군요-_-;

그래서 저는 여기도 일제고사를 보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징계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왜 아이들을 민노당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냐는 억지 소리-_-;;를 하길래, 이건 정치가 아니라 내 동생과 후배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아이들과 학부모도 다 자기 나름의 생각이 있는데 왜 민노당의 생각을 강요하냐는 황당한 논리를 펴길래, 저야말로 학생들과 학부모가 자유롭게 일제고사를 보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생각을 정말로 존중한다면 이런 팻말을 자꾸 치우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습니다.

거들러 나온듯한 한 분은 저를 밀치기까지 해서, 빙판 언덕길에서 사람을 밀면 어떡하냐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한테 한 10분동안 윽박지르다가 돌아갔고 그 뒤부터는 별탈없이 1인시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MB교육정책의 지지율(17%)은 이명박 지지율보다도 낮고(출처), 사회적으로 일제고사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는 상황인만큼 저들은 평범한 1인 시위에도 발작증세를 보이는 듯 합니다.

현직교사가 학부모에게 쓴 편지 형태의 기사, "12월 23일, '미친 교육'에 신발을 던지자!"를 읽고 간 것이 이런 탄압(?)을 견디는 자신감을 주었던 듯 합니다. 아래 내용을 보면 도저히 물러설 수가 없더라구요.

"일제고사는 아이들이 골백 번 치르는 시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모든 시험이 같은 시험이 아니다. 일곱 분 선생님들의 상식적이고 지혜로운 행동이 성추행보다 훨씬 무거운 '죄'로 받아들여질 만큼 일제고사는 특별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
... 이 시험은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똑같이 치르고, 그냥 치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2010년부터 인터넷에 공시하게 되고, 2011년부터는 개별 학교의 전년도 대비 향상 정도까지 공시하게 된다. 결국 모든 학교들은 이 시험 결과로 인해 일렬로 줄을 서게 된다.
... 이제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평균을 갉아먹는' 아이를 일부러 결석시킨다는 영국 학교들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재현될지도 모른다."

등교하는 학생들 중 일부는 제 앞을 지나가며 "화이팅!"을 읊조리거나(5 m 뒤에 생활지도담당이 있었으므로 큰 소리는 못 내고) "전 일제고사 모두 3번으로 찍을꺼예요"라고 응원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더 많은 학생들은 친구들끼리, "일제고사 짜증나", "곧 방학인데..", "난 전부 5번으로 찍을꺼야"라며 지나갔습니다. 촛불집회 때 봤던 친구들이 바로 여기 있는 친구들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중학생들이 가던 길 멈추고 눈을 가늘게 뜨고 팻말문구를 읽는 모습은, 분명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제가 받은 더 큰 느낌은 서글픔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중학생들을 어리게만 보는 것일까요? 저 어린 얼굴들이 팻말을 보며 골몰히 생각하는 모습, 그러다 결국 자기네끼리 짜증내면서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에 너무 슬퍼져서 울 뻔했습니다.

여기서 눈물을 보이면 몇 m 뒤에 서 있는 생활지도담당이 저 때문에 우는 줄 알고 좋아할 것 같아서, 연거푸 입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또 내쉬며 꾹 참았습니다. 탄압 받을 때에는 악에 받쳐서, 그리고 결국엔 이겼다는 생각에 오히려 의기양양했었는데, 밀려오는 학생들 중 팻말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일부의 모습에 더 서글퍼졌습니다.

그렇게 한 삼십분을 더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한편, 생면부지의 저한테도 그렇게 윽박지르던데 하물며 학교 안에서 활동하시는 전교조 교사분들은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묵묵히 전교조 활동을 하시는 모든 교사분들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제교사 폐지하고, 해직당한 교사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날까지!! 화이팅입니다!!

<추천 읽을거리>

by dakiller6 | 2008/12/23 10:33 | 트랙백(1) | 덧글(1)

취업준비하느라 촛불 안든다고 욕먹던 20대는 뭘 하고 있을까

촛불이 한창이던 5~6월, 20대 혹은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촛불에 덜 나오고 있다면서 이들이 보수화되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에 이명박을 찍었을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촛불에 나오는 듯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세상은 어쩔 수 없다는 냉소와 무기력감에 젖어있다는 것이다. 당시의 한 블로거는 "난 지금의 20대를 보면 대한민국의 희망이 없다고 느껴진다"라고까지 했다.

오늘 우연히 오마이뉴스에서 읽은 "기말 시험에 MB 라디오 소감을 물었습니다"은 최근 대학교 기말고사에 이명박의 라디오 소감 내용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쓰라는 문제를 제출했던 한 강사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글을 읽어보면 이명박이 말한
  1. 청년 개인의 도전정신을 키우라는 것,
  2. 직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
  3. 현 경제위기에서 정부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것
.. 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 주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이 세 논리들은 경제위기 때마다 청년들에게 가해졌던 사회의 압력이기도 하다.

20대들은 10대나 386과는 다른 특징을 지닌다. 이들은 10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누리고 있고 당장 교실에서 숨막히게 억눌려있지도 않다. 또한 한나라당 집권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컸던 386 세대(30대 후반 이상)과 달리 대게는 김대중 정부 이후의 정부를 경험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개발하면 자신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여타의 세대보다 강하게 품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던 10대나 386들과는 달리 우려스러운 눈으로 쇠고기 수입, 의료민영화, 대운하 등을 바라보면서도 행동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듯 하다. "광우병으로 죽는 것보다 취업 못해 죽는 것이 더 두렵다"는 문구는 이를 잘 보여준다. 물론 모든 20대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른바 '고대녀' 또한 20대였을 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생들이 학생회를 중심으로, 또는 인터넷 까페의 일부로 촛불에 동참했었다. 다만 20대 전체로 봤을 때 10대나 386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20대가 보수화되었다고 결론짓는 것은 진실의 일면만을 보는 것이다. 2007년에 <한겨레>와 《말》지가 각각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대학생들이 한편에서는 경쟁과 성장우선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면서도 거의 절반이 여러 사회 현안에서 일관되게 진보 입장을 취했다. 또한 40%는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하였다. 이들은 보수화되었다기 보단 사회전체의 모순된 의식을 여타의 세대보다 더 극적으로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말》지는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이들의 모순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 "나는 진보적이고, 이명박을 지지하며, 미국 중심의 패권적 질서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한미FTA는 비준돼야 [한다.]"

서두에 소개한 기사를 읽어보면, 최근의 경제위기 때문에 취업시장이 얼어붙고 정부가 노동조건 악화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자, 20대가 갖고 있던 기대가 분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듯 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어왔던 최소한의 것이 무너졌을 때 의식이 급진화한다는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청소년기에 2002년 미선이 효순이 투쟁을 겪었던 세대이기도 한데, 당시에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계기는 미선이 효순이의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해당 미군에 대한 무죄판결이었다는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일단 투쟁이 촉발되자 운동의 역동성 속에서 요구사항이 정치적으로 발전하여, 단지 해당 미군의 처벌만이 아니라 소파협정 등 불평등한 한미관계 일반에 대한 문제제기로까지 나아갔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노무현은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반미면 어떠냐"라고 립서비스를 했어야 했다.)

이러한 특징을 갖는 20대, 특히 학생들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큰 투쟁의 도화선 역할을 한 경우가 많다. 한국의 87년 6월항쟁, 프랑스 68혁명, 미국의 반전운동, 중동 여러 나라에서 제국주의에 맞선 이슬람주의 운동들에서 학생들은 선봉에 나섰었다. 특히 대학은 일상적으로는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지만, 경제위기나 전쟁 등으로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위축될 경우 이데올로기적 혼란의 중심지가 되기도 한다.

촛불 시즌2가 시작된다면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예측하기 위해 최근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해보는데, 경제위기 상황인만큼 시즌2에서 20대가 전편보다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가져본다. 물론 이는 자동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얼마나 좌파들이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20대는 보수화되었다"라는, 겉만 보고 실체는 보지 못하는 오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겠다.

추천 읽을거리

by dakiller6 | 2008/12/14 12:50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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